카풀 앱 ‘풀러스’, AI 카풀로 재도약 노린다 – 수다피플

지난해 카풀 앱 스타트업 ‘풀러스’는 출퇴근 시간선택제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존에는 이용시간을 출근시간(오전5시-11시)과 퇴근시간(오후5시-오전2시)으로 제한했던 것에서 벗어나,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택시업계는 즉각 반발했고, 서울시가 ‘명백한 위법이며 당장 고발 조치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혼란은 가중됐다.

실제 고발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풀러스는 24시간 이용할 수 있되 운전자는 하루 2회만 운전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형태로 서비스 운영에 나섰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겁을 먹었다. 활성 이용자수는 서서히 감소했고, 결국 지난 8월 김태호 풀러스 대표이사는 사임하고 풀러스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서영우 풀러스 신임대표.

주춤했던 카풀 앱 스타트업 ‘풀러스’가 재도약을 선언했다. 풀러스는 11월26일 성수동 카우앤독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풀러스 투게더(Pool Us Together)’라는 핵심가치를 새롭게 발표하며 카풀의 본질에 더욱 충실한 커뮤니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영우 풀러스 신임대표는 ▲AI 카풀 매칭 서비스 ▲플랫폼 성장 이익 나눔 ▲소통 강화 등의 전략을 통해 카풀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똑똑한 카풀’ 만들면 ‘상생’할 수 있다”

“택시업계와 공존, 상생할 수 있는 모델 개발에 앞장서며 교통망 문제 해결에도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풀러스는 재정비 기간 동안 카풀 시스템을 정교화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기술 기반 모빌리티 기업’으로 비전을 강화하며 갖은 인맥을 동원해 우수한 AI 개발 인력을 끌어 모았다. 그 결과 나온 게 ‘스마트 카풀’이다.

스마트 카풀은 2016년 서비스 출시 이후 누적된 고객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탑승자가 카풀 요청을 하면 스마트 매칭 AI를 통해 최적의 드라이버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풀러스는 스마트 카풀이 출퇴근길 수요가 많은 지역의 교통난을 해소할 수 있으며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가능케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택시요금은 저렴한 수준이다. 카풀은 그보다도 더 저렴한 요금을 제시한다. 택시업계가 카풀 앱에 반발하는 이유다. 그런데 상생이라니, 가능할까. 서 대표는 “빅데이터를 분석할 때, 라이드 헤일링의 개념은 택시와 완전히 겹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본다”라고 인정하며 “카풀이 정말 스마트해져야 기존 사업자와 공존할 수 있는 모델이 된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내가 출퇴근하는 경로와 상관없이 다니면서 돈을 받고 태우는 게 유상운송입니다. 카풀을 하면서 출퇴근만 하는 사람의 데이터를 주욱 나열하면 확률적으로 세그먼트를 나눌 수 있습니다. 통계학과 전문가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해서 데이터 분석을 치밀하게 하겠다,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 대표는 카풀 시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면 카풀의 본질에 맞는 출퇴근 카풀 서비스를 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카풀 이용자와 (택시의) 영역이 다르다”라며 “전혀 다른 영역으로 공존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택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출퇴근 이동 시장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카풀 앱 업계 1위 풀러스의 강력한 경쟁자는 카카오다. 카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 택시를 통해 AI 기반 매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풀러스가 AI를 도입한다 해서 카카오의 AI에 대적할 수 있을까.

이에 서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2년 반 전부터 카풀 서비스를 해온 데이터다. 경쟁사가 서비스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데이터가 계속 쌓이고 있다”라며 “최고 인력 영입과 과거 (축적된) 경험을 결합해 잘할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라고 말했다.

 

주식 10% 공유로 ‘성장 이익’ 나눈다

앞서 짚었듯 택시요금은 저렴하고, 카풀 앱은 그보다 더 낮은 수준의 요금을 제시한다. 풀러스 측이 카풀을 전업으로 하는 운전자가 나오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풀러스는 출퇴근 ‘기름값’ 정도를 벌 수 있다고 말해왔다. 서 대표는 실제로 최근 심야시간 수요를 노려 가격탄력제를 시행해본 결과 이용자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전업 드라이버로 일할 만큼 카풀 요금을 올리기도 어렵고, 이들이 전업으로 생활한다고 하면 그걸 유지할 만큼의 돈을 벌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동시에 궁금증이 든다. 금전적 보상이 그리 적다면, 카풀 드라이버로 참여할 이유가 있냐는 본질적인 질문이다. 풀러스는 ‘동반 성장’을 보상으로 내걸었다. 성장에 기여한 이용자에게 수익을 공유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11월 개편한 드라이버 앱에 ‘풀포인트 인센티브제’를 도입했다. 카풀을 수행하면 인센티브로 ‘풀포인트’를 지급하는 식이다.

풀포인트는 향후 풀러스 주식과 교환하거나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서 대표는 파트너 이용자에게 장기적으로 풀러스 주식 10%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와 파트너가 함께 성장하는 그림을 그리고자 한 것이다.

“우리 서비스는 아침 출근길이 조금 불편해도 돌아가서 태우는 분들, 기다려주며 타는 분들이 키우고 있습니다. (주식 제공은) 전세계에서도 사례가 없고 국내에서도 시도가 어려울 겁니다. 가장 먼저 받는 사람과 나중에 받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치는 다릅니다. 많이 참여해줄 거라 기대합니다.”

풀러스는 카풀 문화 정착에도 나설 계획이다. 대표는 “카풀 드라이버는 자차로 운전하기 때문에 많은 배려를 필요로 한다. 본인들을 아르바이트, 돈 벌려고 일을 한다는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고 출퇴근 길에 같이 가는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며 “카풀이 정착하려면 수준 높은 카풀 문화가 정착해야 한다. 풀러스 투게더 커뮤니티를 통해 카풀 문화 형성에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풀러스 드라이버가 라이더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신고를 당하면서 카풀 앱의 안전 문제가 점화됐다. 풀러스는 앱 내 경찰청 긴급호출 버튼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정부 차원에서도 안전을 위해 카풀 운전자 등록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서 대표는 “모든 카풀 서비스마다 운전자 등록을 따로 하는 게 비효율적인 면이 있다”라며 “범죄 이력 조회도 사기업이 하기는 어려운 만큼 정부가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협조해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카풀은 1일 2회 운행 등 사례별로 규제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나하나 규제를 만들기 시작하면 거기에 발목이 잡혀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등록제를 운영하는 대신 운행횟수 제한 등 여러 규제를 풀어 혁신적인 모빌리티 실험을 지원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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