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펀드 손잡은 ‘카카오페이 투자’, 괜찮을까 – 수다피플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가 11월20일 시작됐다. 서비스 출시 후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당일 준비한 상품이 완판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개인채권 트렌치A, 온라인몰 선정산, 아파트 담보 상품 등이 연달아 매진됐다.

카카오는 제휴 파트너로 피플펀드와 손잡고 이번 상품을 준비했다. 직접 상품을 준비하기보다 믿을 수 있는 파트너사 상품을 카카오페이 플랫폼에 단독으로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페이로서는 현명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지만, 카카오 이름을 믿고 투자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이같은 대리 판매가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

카카오페이가 투자 파트너로 택한 피플펀드는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2중 담보 지적을 받은 곳이다. 카카오페이가 피플펀드를 통해 공급한 ‘트렌치형’ 상품도 금융감독원이 지적한 사항 중 하나다. 금융감독원은 검찰에 피플펀드 수사 의뢰를 요청했다.

트렌치 상품은 여러 개인 대출 채권을 하나로 묶은 구조화 상품이다.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피플펀드는 동일한 담보를 여러 상품에 중복으로 넣어 대출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피플펀드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미 소명 완료한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감독원 검사 과정에서 피플펀드 트렌치 상품 간 담보(질권) 중복 가능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되었고, 피플펀드는 이에 대한 모든 보완조치가 이미 완료되었음을 소명했습니다. 초기 트렌치 상품의 경우, 기존 채권이 상환되고 신규 채권이 모집되는 기간 동안 기존 채권의 담보(질권) 설정이 유지됨으로써 일정 기간 담보(질권) 중복이 발생하는 이슈가 존재해 해당 이슈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지적된 바 있으나, 피플펀드는 이미 자체적인 운영구조 보완을 통해 담보(질권) 중복이 발생하지 않도록 운영하고 있음을 소명 완료했습니다.”

카카오페이 역시 “이번에 문제된 상품과 관련, 해당 회사는 2중 담보 제공에 대해 ‘이미 지난 9월 문제를 확인하고 이를 해결한 상태’라고 해명하고 있다”라며 “투자자에게 예기치 않은 피해가 생기지 않고 사용자에게 불편이 없도로 관계 당국의 움직임 등을 주시하면서 본사 자체적으로 계속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측 입장은 조금 다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피플펀드 소명 완료에 대해 “수사를 해봐야 보완조치로 문제가 사라졌는지는 알 수 있다”라며 “피해자가 없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중개 플랫폼으로서의 카카오페이, 책임은 어디까지

카카오페이는 지난 19일 열린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자신있게 밝힌 수익률 관련 발언도 논란 대상이다.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페이가 엄선한 상품으로 10% 전후 수익률을 자랑한다”라고, 오용택 수석매니저는 “10% 안팎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구성했으며, 원금 손실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 발언만 살펴보면, 카카오페이가 직접 상품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카카오페이는 직접 상품을 개발하지 않는다. 심지어 현재 판매중인 상품 관련 카카오페이 투자는 “투자는 고객 본인의 판단으로 이뤄지며, 당사는 원금 및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습니다”라며 “원금이 보장되지 않으며, 부실채권 발생 시 피플펀드는 추심위임 및 매각 등 원리금상환을 위한 합법적인 추심절차를 진행한다”라고 안내한다.

카카오페이 측 역시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에 있으며 원금 보장은 되지 않고, 투자 상품 운용의 주체는 제휴사이며, 카카오페이는 이를 사용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카톡 기반의 중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다만, 카카오페이는 사용자의 수익성, 안정성을 고려해 사전에 엄격한 기준을 세워 상품을 엄선하는 역할도 하고 있으며, 상품 설계 전부터 제휴사에 사용자에게 적합한 상품 구조를 제안하고, 카카오페이 요구 기준을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가 단순 중개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페이가 취급하는 투자 상품은 카카오페이에서 취급하는 ‘페이 머니’로 선 충전된 후 해당 금액을 바탕으로 투자가 진행된다. 피플펀드가 취급하는 상품이지만, 자금은 카카오페이 송금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페이가 책임을 진다는 문구는 찾아볼 수 없다. 원금 손실 가능성 자체에 대한 책임을 제휴 파트너사인 피플펀드가 진다. 카카오라는 이름을 믿고, 카카오머니로 계좌 연결해 해당 상품에 투자하는 소비자로선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 측은 “투자자의 투자금은 카카오페이 플랫폼에서 바로 전북은행의 신탁계좌로 이체되고, 이후 차주에게 투자된 원리금도 정산시 신탁계좌를 통해 입금되어 각 개인계좌로 반환되게 된다”라며 “신탁계좌의 설정은 제휴사인 피플펀드가 맡으며, 정해진 투자조건을 충족할 시 전북은행의 승인하에 대출이 실행되고, 그 과정에서 카카오페이 송금 서비스가 이용되는 것이라고 이해하기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도 투자자가 오해할 수 있다고 보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감독원과 금융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서 자본거래법이나 은행법 등에 저촉되는 서비스인지 검토하고 있으며, 핀테크 산업 육성도 중요하지만 법을 준수하면서 해야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해당 부서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투자자가 카카오페이가 아닌 피플펀드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좀 더 명확하게 알릴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하라고 카카오페이 측에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쉽고 편리한 생활금융플랫폼도 좋지만, 그 전에 금융에서 제일 중요한 건 안정성이 아닐까. 빠르게 가려다가 오히려 더 후퇴하는 성격의 혁신보다는 돌다리 하나라도 두드려보고 시작하는 서비스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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