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기술유출 누명 이 전무, 2심에서도 무죄 – 수다피플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 기술 자료를 유출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이 모 전무가 2심에서도 해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방고등법원 형사 제2부(재판장 이오영)는 오늘 오전 10시 수원지법 210호에서 열린 이 전무 재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이 전무의 기술 유출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관련기사 : 기술유출 누명, 삼성 이 전무의 ‘달콤한 인생’)

법원, “검찰 항소 3가지 주요 이유 기각”

검찰은 지난해 1월, 1심 재판부가 이 전무의 기술 유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자 다음과 같은 요지로 항소 이유서를 제출했다.

첫째, 검찰은 피고인 이 전무가 이직 계획이 있었고 종전에 헤드헌터와 접촉한 사실이 있는 점을 들어 기술 유출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헤드헌터와 접촉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부정한 목적으로 헤드헌터와 접촉한 정황이나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며 검찰의 항소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5월 이 전무 사건을 보도하면서 이 전무가 만난 헤드헌터로부터  “당시 구체적인 이직 계획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는 증언을 확보해 보도한 바 있다.

둘째, 검찰은 피고인 이 전무가 별다른 건강상의 목적 없이 계획적으로 허위 병가를 계획한 점 역시 고의적인 기술 유출의 의도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실제로 몸이 안 좋았고 여러 가지 진료 기록 등이 많은 것으로 보아 이 주장 역시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셋째, 검찰은 이 전무가 삼성전자의 보안 규칙을 위반했으며 따라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기술 자료를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전무가 “보안규칙을 위반했다고 해서 고의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보안을 무력화시키면서 기술자료를 유출 시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5월 보도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기흥 사업장의 정문을 이틀 동안 취재한 결과 삼성전자가 임원들에게는 보안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해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무의 업무 추진비 유용 혐의에 대해서는 당초 검찰이 주장한 유용 액수가 과장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금액에 비추어봤을 때 원심에서 선고한 형량이 과해보이지 않는다”며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이라는 1심의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검찰은 이 전무의 업무추진비 유용 액수가 8년간 7,800만 원에 달한다고 기소했지만, 이 전무는 그 가운데 대부분은 업무와 관련해 사용했다며 8년간 1,400만 원에 대해서만 유용 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

이 전무 “사필귀정.. 검찰은 상고 포기해야”

이 전무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의 기소 자체가 워낙 무리였기 때문에 무죄 판결은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또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삼성, 그리고 검찰이라는 거대 권력과 맞서 싸우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검찰은 상고를 포기하고  저에 대한 출국금지조치도 풀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이 전무 사건 검사, 객관의무 위반”

한편 오늘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국감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이 전무 사건에 대한 질의를 했다. 박 의원은 이 전무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객관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판례에 따르면 검사의 객관의무란, “공익의 대표자로서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는 사실을 조사, 제출할 의무”이다. 즉, 검사가 수사를 할 때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는 사실을 묵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뜻이다.

박주민 의원은 다음과 같은 점을 들어 검사가 이 전무 사건에서 객관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1) 이 전무가 자신과 만났다는 헤드헌터를 조사하거나 자신과 대질신문을 해줄 것을 반복적으로 요청했는데도 불구하고 검사가 이를 묵살한 점

2) 이 전무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RBS (Remote business System : 원격 업무 시스템)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를 묵살한 점, (RBS는 임원들이 이동중에나 자택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이용해 회사 업무망에 접속하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이 전무가 집으로 가져간 자료는 모두 이 RBS를 통해 언제든 볼 수 있는 자료였다. 즉 이 전무가 기술 자료를 유출할 의사가 있었다면 종이로 된 자료를 유출하는 것보다 집에서 RBS 화면을 촬영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다는 얘기다.)

 3) 이 전무가 삼성전자의 보안 규정이 임원에게는 예외적으로 적용되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삼성전자 CCTV 등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역시 이를 묵살한 점.

박주민 의원은 이 전무 사건 외에도 검사가 객관 의무를 위반한 것이 명백한 사건들의 예를 들며, 검사가 객관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검사 징계법 2조 2호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했을 때는  검사를 징계한다)를 적극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rom 한국탐사저널리즘 뉴스타파 https://newstapa.org/43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