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금융, 투자자 보호 위한 법적 규제 필요해” – 수다피플

국내 P2P 금융 시장은 2014년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등장 초기 10여곳에 불과했던 P2P 금융 업체는 현재 200여곳에 이른다. 국회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P2P 금융 누적 대출액은 2조원을 넘어섰다.

빠른 성장과 함께 부작용도 늘었다. 사기, 횡령, 부도 등 투자자 피해가 증가했다. 금융 당국은 P2P 대출 가이드라인과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P2P 금융 규제에 나섰으나, 미봉책에 그쳤다.

P2P 대출 업체 헤라펀딩은 투자금 130억원을 미상환채로 부도를 냈으며, 또 다른 P2P 업체 아나라츠는 100억원대 사기와 횡령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9월13일에는 부동산 P2P 업계 3위 루프펀딩 대표가 투자금을 멋대로 사용한 혐의로 구속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P2P 금융거래 관련 민원은 1179건에 이른다. 전년 동기대비 17건과 비교해 70배가 늘었다. P2P 금융을 둘러싼 불안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서민 금융을 위해 등장했다는 P2P 금융의 설립 취지마저 의심받는 상황이다.

P2P 금융 자율규제 넘어 규제 법제화 필요

P2P 금융은 기존 금융제도에서 소외됐던 계층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금융권보다 낮은 금리의 대출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선한 의도가 언제나 좋은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다. P2P 금융은 국내에서 조금씩 변질되기 시작했다. P2P 대출을 표방해 금융 사기를 치는 기업부머, 투자 원금 손실 고지를 빌미로 고의로 부도를 일으키는 기업, 수수료 수익을 늘리기 위해 차입자의 신용을 허위로 평가하는 곳이 등장했다.

업계가 먼저 자정활동 의지를 보였다. P2P 금융 기업 렌딧, 8퍼센트, 팝펀딩을 주축으로 한 디지털 금융협회 준비위원회는 자체 자율규제안을 마련하고, P2P 금융의 순기능 강조에 나섰다.

8퍼센트 이효진 대표(왼쪽)와 렌딧 김성준 대표(가운데)가 지난 19일 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P2P 금융이 우리 사회를 혁신하는 방법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 8퍼센트 이효진 대표(왼쪽)와 렌딧 김성준 대표(가운데)가 지난 19일 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P2P 금융이 우리 사회를 혁신하는 방법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렌딧과 8퍼센트는 지난 19일 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P2P 금융이 우리 사회를 혁신하는 방법 세미나’에 참여해 P2P 금융 규제 법제화를 통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행사에서 렌딧 김성준 대표는 “금융 산업은 소비자 돈을 운용하는 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예상되는 부분은 미리 보호하고, 금융 산업에 맞게 규제를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규제완화를 무조건 주장하는 건 무리로, 명확하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규제 법제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P2P 대출 관련 법률안 발의를 통해 P2P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겠다고 나섰다. 개방식과 투자 한도, 자기자본 대출, 차입자 한도, 수수료, 정보공개 같은 규정을 통해 P2P 금융을 관리 법안을 발의했다.

대표적으로 민병두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온라인 대출중개업에 관한 법률안, 김수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온라인 대출거래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 이진복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온라인 투자 연계 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 등이 있다. 이들 법안의 발의된 지 수개월, 아직 ‘보류’ 상태다.

P2P 대출 관련 발의 법률안 주요 쟁점 비교

| P2P 대출 관련 발의 법률안 주요 쟁점 비교

디지털 금융협회 준비위원회가 선보인 자율규제안은 법적인 강제성이 없다. 8퍼센트 이효진 대표는 “최소한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자산 건전성을 만족할 수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위해 자율규제안 마련했다”라며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모여 자율규제안을 만들었지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체제가 아니고, 법제화가 늦어지는 사이 소비자 피해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법제화가 빨리 되는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업계도 나섰고, 정부도 나섰지만 P2P 금융 규제 체계를 만들고 논의하기엔 앞으로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현재 대부분의 P2P 금융은 간접중개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법률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위법 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각 업체가 취한 방식이다. 만약 투자자 보호를 위해 P2P 금융 관련 법을 만들고 규제를 제정하려면 P2P 금융 산업의 중개 형태부터 따져야 한다. P2P 금융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해야 규제 적용도 명확하게 할 수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직접중개형의 경우 P2P 금융사가 금융회사나 대부업자로 인허가를 받거나 등록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로부터 돈을 모아 투자하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이, ‘대부업법’에 따라 자금공급자가 대부업자로 등록해야 하는 절차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부업과 P2P 금융 산업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 문제다. 현재 P2P 금융업체는 대부업법 시행령을 통해 P2P 대출 연계대부업자 감독을 받고 있다. P2P 금융 플랫폼 전체 서비스가 아닌 대출과 관련된 부분만 감독 받고 있다. 대부업이나, 크라우드펀딩과 연결된 서비스가 아니라 독자적인 금융 형태로 P2P 금융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아야 규재 법제화를 통한 투자자 보호를 할 수 있다.

김성중 렌딧 대표는 “법제화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일단 이뤄지고 나면 지금 일어나는 P2P 금융 문제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라며 “규제 법제화에 힘쓰겠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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