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스타트업들에 물었다, “좋은 콘텐츠란 뭘까?” – 수다피플

콘텐츠로 먹고살기는 쉽지 않다. 기획자의 의도와 수용자의 취향, 그 경계에서 밥벌이까지 고민해야 한다.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이라면 여기에 플랫폼도 등장한다. 플랫폼은 콘텐츠를 유통시켜주면서, 동시에 눈에 보이는 수치로 제작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이 과정에서 고민이 쌓인다.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중심 잡기를 헤맨다. 결국 제작자들은 근본적인 고민에 도달한다. ‘과연 좋은 콘텐츠가 뭘까?’.

그러고보면 크리에이터(창작자)는 헤엄치는 오리와도 같다. 밖으로 보이는 콘텐츠를 위해 수면 아래의 발은 필사적으로 움직여야만 살아남는다. (사진=flickr.CC BY.pang yu liu)

지난 3월30일, 블로터와 메디아티가 ‘미디어 스타트업 밋업데이’를 열었다. 서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각자의 경험과 고민,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실무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초대자에 한해 참석한 소규모 행사였다. 초대장에선 강조했던 것들이 있다. 참석자는 ▲모든 분이 발언해야 하며 ▲관련된 고민이나 시행착오 경험을 나눠야 하며 ▲인사이트 역시 모두가 얻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날 행사가 열린 대학로 공공그라운드 5층엔 모두 19명의 콘텐츠 실무진들이 모였다.

 

<참가팀>

책읽찌라
셀레브
닷페이스
에드지
아토즈(ATOZ)
디노먼트(책 끝을 접다)
널 위한 문화예술
태용
쉐어하우스
과학기술정책읽어주는남자들
비디오빌리지
정수리 위로 덩크

이날 행사를 위해 사전에 참석자들과 공유한 질문안

고민은 솔직했다. 그리고 비슷했다. 필드에서 치열하게 실험하고 시도하던 결과물이다. 참가자들은 때론 끄덕였고, 때론 서로에게 조언을 건넸다. 모두들 편안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래서 내용을 모두 공유하기엔 다소 까다로운 이야기들이 섞였다. 양해를 구해 이날의 요점을 풀어놓는다. 행사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이를 토대로 콘텐츠 실무진을 위한 커뮤니티로 발전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우리 조직에서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가 뭘까?

앞서 말했듯, 다들 ‘좋은 콘텐츠’를 만들자고 하는 일이다. 팀별로 어떤 콘텐츠를 좋은 콘텐츠로 의견을 일치하느냐에 따라 콘텐츠의 행보는 달라진다. 그렇다고 팀원 간 생각이 모두 일치한다고 해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될 것도 아니다.

  • “팀이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와 독자에게 반응이 좋은 콘텐츠가 일치하면 가장 베스트죠. 그런데 항상 그런 건 아니니까.”
  • “기획 의도와 지표적인 반응이 차이가 있을 때가 있죠. 그때 내부적으로 어떤 게 더 좋은 콘텐츠인가 고민해요.”
  • “지금은 심플하게 답을 내린 게, 목적에 맞는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구나 해요. 돈을 받았으면 그거에 맞게.”
  • “콘텐츠 특성별로 달라서 어려워요. 그래서 처음 기획자가 기획한 의도에 맞는 콘텐츠를 많이 고려해요.”
  • “저희는 구매전환율을 많이 반영하는 편이에요.”
    “애초에 기획할 때 어떤 감정을 상대가 느껴야 할 지를 최우선에 두고 달성하려고 해요”

사용자 Engagement & Impact는 어떻게 측정하나?

콘텐츠를 업으로 삼기 위해선 플랫폼에서 측정되는 성과지표를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플랫폼에서 제시하는 데이터는 한정적이기만 하다. 콘텐츠 제작자들은 과연 어떤 요소들을 성과 측정 지표로 더 이야기해볼 수 있을까. 콘텐츠 임팩트 혹은 그로 인해 발생되는 질적 논의도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실무진들은 독자 반응과 상관없이 ‘그건 진짜 좋은 콘텐츠였어’라고 말하기도 할까.

  • “페이스북 광고관리자, 구글 애널리틱스 등 굉장히 약하고 취약한 부분이 많다는 걸 느껴요. 이 간극을 어떻게 조정해야 콘텐츠 제작자와 마케터의 간극을 줄일까 고민해요”
  • “기본적으로 조회수, 좋아요, 공유수에서부터 시청시간, 제작시간까지 내부적으로 스코어를 조합해서 공유해요.”
  • “우리 콘텐츠에 대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이야기들을 팔로잉해요. 해시태그처럼.”
  • “유튜브에서 잘되고 페이스북에서도 잘 되는 콘텐츠는 참 드문 것 같아요. 그리고 독자들이 좋아하는데 광고주가 좋아하는 콘텐츠도 참 드물고요.”
  • “제작자 입장에선 차라리 아예 플랫폼 외부의 오프라인 혹은 지인들에게 피드백이 왔을 때가 더 정성적인 지표로 와닿아요.”

콘텐츠 인게이지먼트를 어떤 식으로 회고에 반영하나?

모두가 필드에 있었지만, 다들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은 달랐다. 회사에 소속돼 있기도, PD가 아닌 에디터의 직책이기도, 개인 차원의 채널이기도 했다. 소속이 있더라도 제작 방식이 다르기도 했다. 누군가는 분업을, 누군가는 기획부터 발행까지 혼자서 처리했다. 각기 다른 작업 방식 와중에 어떤 식의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는지 물었다.

  • “정기적으로 성과에 대한 리뷰 작업을 해요. 그때 논의하죠. 예를 들면 ‘지금은 페이스북 보단 유튜브 채널 피드백을 볼 때다’라든가.”
  • “회고 작업은 꼭 해요. 이 과정이 개인의 경험을 조직의 경험으로 탄탄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 “콘텐츠 발행한 다음 제작한 PD 이외의 모든 PD의 의견을 다 들어요. 비디오 콘텐츠는 한번 나가면 수정이 어려우니까요.”
  • “지표를 조합해서 키워드처럼 읊어주기도 하는데요. 최소한 로봇처럼은 하면 안 된다는 강박도 있어요.”
  • “오히려 커뮤니케이션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정례화된 회고 작업이 필요하다고 느껴요.”

광고주와의 커뮤니케이션

어떤 업계든지 ‘광고주’와의 협업은 어렵다. 무엇보다 지표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콘텐츠 업계는 특히 이 부분에서 어려움을 많이 토로한다. 각기 나름의 노하우를 풀었다.

  • “플랫폼 알고리즘은 맨날 바뀌고, 광고주들은 옛날 인식에 머물러 있어요.”
  • “우리 팀이 좋아서 왔다는데 정작 자기들이 뭘 원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다해달라고 해요. 조회수도, 공유도, 구매도 많이 되면 좋겠습니다.”
  • “광고주들은 이렇게 물어요. ‘이거 그래서 잘돼요?’. 이러다보니 어느순간 조회수를 파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 “장기적으로 신뢰가 쌓이다보니 지표에 관해 이야기 하지 않고 믿고 맡기는 광고주들도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선 그 전의 수많은 베팅들이 중요하죠.”

이밖에 이런 이야기도 나왔다.

  • “한계에 부딪힌 점들이 점점 있어서 오늘 위로받으러 왔습니다.”
  • “다들 어떻게 행복하게 창작하는지 궁금해서 왔습니다.”
  • “콘텐츠 업이라는 게 쉴 틈이 없잖아요. 리스크를 감수할 시간도 있어야 정체가 없다고 생각해요.”
  • “오늘 재밌네요. 각자 속해있는 미디어 속성이나 독자들마다 되게 다르구나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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