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성장하는 비결이요?” – 수다피플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8 행사의 두 번째 패널토크에 나선 백산(좌), 김누리, 박기상 씨와 사회자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8 행사장 모습

실리콘밸리가 한국에서 주목받는 이유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커리어에 대한 열망’이 크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논할 때 ‘미생’ ‘헬조선’ 같은 단어가 나오는 것과 반대되는 이유 때문이다. 개인의 능력을 위한 시스템과 회사 내 인프라, 그리고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등이 그에 속한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실리콘밸리를 커리어를 위한 환상의 무대로 여긴다.

진짜 실리콘밸리로 떠난 한국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들이 직접 부딪히고 도전한 성장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4월3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네이버 주최로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8’ 행사가 열렸다. 이날 연사로 참석한 실리콘밸리의 한국인들은 각자의 경험담은 물론 현지에서 느낀 성장 비결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외국 생활 한번 안 하던 한국 공무원이 실리콘밸리에 적응하기까지”

‘한국 공무원의 스타트업 적응기’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백산 씨

실내 공기측정기 개발사 어웨어에서 전략·운영 총괄을 맡고 있는 백산 씨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실리콘밸리는 관심에도 없던 삶을 살았다. 그는 행정고시를 패스해 기획재정부에서 사무관으로 일하던 한국의 공무원이었다. 주특기가 보고서 작성이었다. 그의 인생은 실리콘밸리가 바로 옆에 있는 스탠퍼드대학교에 MBA를 떠나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안정적인 직장을 두고 왜 나왔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안정성 차원에서 각자 개인의 진짜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기재부 사무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백산 씨는 이날 청중들에게 “자신감을 잃지 말고 자신의 성장 범위를 계속해서 찾아갈 것”을 조언했다. 한국 사람들을 쉽게 주저하게 만드는 주위의 시선은 생각보다 큰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서도 각자의 삶마다 이슈는 있다. 그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계속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에서 ‘내가 진짜 성장하고 있구나’를 느끼고 있습니다.”

백산 씨는 단순히 공무원 조직에서 사무관으로 일하던 시절과 비교하지 않았다. 다만 서로 다른 배움이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빠른 정보 습득과 취합 능력이 필요하던 당시와 지금은 다른 지점에서 성장을 찾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선 내가 성장하기 위해 어떤 지점을 공략해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그가 극복하고자 했던 능력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부분이다. 그는 스타트업을 겪으며 일해본 다양한 직무에서 솔직하고 깊이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지금도 배우고 있다. 그 과정도 바로 주변에서 찾는다. 실리콘밸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실리콘밸리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요. 그리고 스타트업엔 정답이 없습니다. 주변 친구들은 각자 자기 나름대로의 성공 범위를 갖고 있어요. 이를테면 ‘CEO가 첫 번째로 상담하고 싶은 사람이 되자’는 거죠. 이런 사람들과 함께 리더십을 만들어내기 위한 방법을 매번 배우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면”

‘실리콘밸리에서 하고싶은 일을 하는 세 가지 방법’을 주제로 발표한 김누리 씨

우버에서 ATG(Advaced Technologies Group)팀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는 김누리 씨는 학부 전공과는 전혀 다른 직무로 실리콘밸리에 정착한 사례다. 그는 교육학을 전공했지만 현재 우버에서 자율주행기술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실리콘밸리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비법을 전달했다.

김누리 씨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환경 자체가 일단 집중할 곳을 아주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라며 “하고 싶은 일에 맞게 개인의 커리어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누리 씨는 일단 하고 싶은 분야에 들어가고 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교통과 관련된 경험디자인이 하고 싶다는 결정을 내린 이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대학원에 진학했다. 이후의 커리어도 ‘적극성’으로 직접 쌓아나갔다. 인턴을 채용하지 않았던 티그(TEAGUE)에선 무작정 이메일을 보내 인턴을 했다. 현재 일하는 우버도 무작정 회사 앞에 찾아갔다가 만난 직원이 다행히 레쥬메를 내부에 전해줬다.

“항상 바람을 가진다면 타이밍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김누리 씨는 만나고 싶은 롤모델을 항상 생각할 것, 그리고 늘 타이밍을 염두해둘 것을 강조했다. 김누리 씨는 항상 바라던 UX 디자인의 창시자 돈 노만과 운 좋은 기회로 연을 이을 수 있었다. 지금 소속되어 있는 우버의 핵심 그룹 중 하나인 ATG에 속할 수 있었던 것도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며 진행하던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인정을 받고 마침 타이밍이 찾아온 덕분이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방법은 각자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창의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각자의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카멜레온이 되려면”

‘이 시대의 카멜레온’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박기상 씨

링크드인에서 시니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박기상 씨는 환경에 따라 자신의 몸 색깔을 다양하게 바꿔버리는 카멜레온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다양한 회사, 다양한 직군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세상은 너무나 빨리 바뀌고, 급변하는 환경에서 회사는 변화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나선다. 그는 실리콘밸리에 생존한 인간 카멜리온과도 같았다.

그는 이날 발표에서 좌충우돌의 직군 적응기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시작은 초원이 펼쳐지는 시골 공장의 스토리였다. 그는 9년간 기계부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사회 초년기를 보냈다. 그곳에서의 시절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환경에 던져진 셈이었기 때문이다. 박기상 씨는 부족한 인프라 속에서 직접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키우는 등 실리콘밸리로 갈 수 있는 핵심 기술을 키웠다.

“개인이 다양한 역량을 개발하는 방법 중 하나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에 들어가는 겁니다. 그런 환경을 제공하는 건 시스템이 잘 갖춰진 회사가 아니라 마이너리그 회사가 더 많고요.”

그는 자신이 실리콘밸리에서 겪은 주요 능력 중 하나로 ‘소프트스킬’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성장하는 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건 소프트스킬”이라며 “커뮤니케이션이나 리더십같은 능력뿐만 아니라 사이드 프로젝트 같은 경력이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주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의 문장으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결국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한 종도, 가장 지적인 종도 아닌, 변화에 가장 유연하게 적응하는 종이다.” – 찰스 다윈, <종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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