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왜 ‘트러스트 저널리즘’을 만들려 하는가 – 수다피플

사람들 대다수는 구글을 검색엔진으로만 인식하고 있어 구글 내에 뉴스 담당 조직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구글은 3년 전부터 ‘뉴스랩’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구글 펠로우십 프로그램, 넥스트 저널리즘 스쿨을 진행하며 언론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거나 기자 지망생들에 대한 교육을 통해 미디어 산업에 기여하고 있다. 그 중 나는 <블로터>, <한겨레21>이 함께 진행한 넥스트 저널리즘 스쿨 2017 우승자로 뽑힌 덕분에 미국 마운틴뷰 구글 본사를 방문해 구글이 꿈꾸는 미디어 산업의 미래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스티브 그로브 구글 뉴스랩 본부장

스티브 그로브 구글 뉴스랩 본부장은 “우리가 뉴스 조직을 운영하는 목적은 뉴스의 기능과 구글의 임무가 매우 닮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검색엔진 기업으로서 정보를 제공하는 구글이 언론의 정보 전달 기능과 맞닿아 있음을 뜻한다.

가짜뉴스 방지, 기술 공유, 포용성, 수익성

구글 뉴스랩팀이 주력으로 삼는 것은 네 가지다. 가짜뉴스 철퇴, 새로운 기술 개발 및 공유, 포용성, 수익성이다. 이 네 가지에는 가짜뉴스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고, 새로운 툴을 저널리스트들에게 공유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언론이 담을 수 있을지 포용함과 동시에 수익성까지 생각하는 구글의 원대한 목표가 담겨 있다. 스티브 그로브 본부장은 미국 안에서도 지역 언론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많은 조직들과 함께 지역 뉴스 취재에 대해서 모델에 대해 고민하며, 구글이 만들어 내는 도구들을 이용해 다양성 있는 저널리즘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단순히 기술 개발 회사가 아닌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려는 구글의 목표가 뉴스산업에도 확장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사품질을 등수로 매겨 사실검증 나서겠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구글 뉴스랩팀이 최우선 과제로 꼽은 가짜뉴스 방지 대비책이었다. 스티브 그로브 본부장은 “이전에도 그랬지만 가짜뉴스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어, 우리가 해결해야 할 절대절명의 과제라고 생각한다”라며 “먼저 구글 뉴스랩 조직이 더 많은 언론인들과 함께 가짜뉴스 철퇴를 위한 대비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기사에 신뢰도 등급을 매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도 구글에는 ‘팩트체크’ 태그가 있지만, 지난 미국 대선을 통해서 가짜뉴스의 영향력에 놀라 조금 더 실험적인 방안을 고려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한 언론인들과 협력해 어떤 방안이 가짜뉴스 방지에 효율적일지 함께 이야기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짜뉴스를 방지하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과제는 독자들의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란 독자들에게 뉴스를 이해하고 분석, 평가하는 능력을 기르게 도와주는 것을 뜻한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가짜뉴스는 더 치밀해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작업에 치중할 뿐만 아니라, 독자들이 스스로 거짓 정보를 판단할 수 있도록 뉴스 리터러시 교육도 함께 진행할 계획입니다.” 그의 말에서 뉴스 소비자들에 대한 교육까지 놓치지 않으려 하는 구글의 세심함이 돋보였다.

하지만 구글의 기술 개발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을 듣다보니 새로 나오는 기술들은 구글과 같은 대기업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지역언론사, 소규모 언론들은 신기술이 필요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구현하기에 비용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사이먼 로저스 구글 뉴스랩 에디터와 영상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넥스트 저널리즘 스쿨 우승자 김병훈, 곽효원)

이 의문은 스티브 그로브 뉴스랩 담당자와의 인터뷰 전 이루어진 사이먼 로저스 구글 뉴스랩 데이터 에디터와의 영상 인터뷰를 통해 풀 수 있었다. 그는 “구글 뉴스랩이 만든 도구들은 무료로 제공되며, 점점 더 사용하기 쉬워지고 있다”고 했다. 대표적인 도구로 ‘플러리시‘를 예로 들었다. 플러리시를 사용하면 코딩 없이 데이터 시각화 자료를 만들 수 있으며, VR 네트워크 차트까지 제작 가능하다. 사용방법 또한 구글 뉴스랩 홈페이지를 통해 배울 수 있고, 7분 만에 간단한 자료를 완성시킬 수 있을 정도로 사용자 접근성이 뛰어나다. 사이먼 로저스는 “저널리스트라면 누구나 ‘플러리시’라는 무료 도구를 사용해 데이터 시각화 자료를 만들 수 있으며,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며 구글 뉴스랩 팀과 함께라면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데이터 저널리즘을 구현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사이먼 로저스가 플러리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플러리시 사용방법 : https://newsinitiative.withgoogle.com)

사이먼 로저스 개인 홈페이지에 VR 네트워크 차트를 만드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출처 : https://simonrogers.net/2018/03/06/want-to-build-a-vr-network-chart-heres-a-way-to-do-it-without-coding/)

트러스트 저널리즘

구글은 자신들이 가진 기술이라는 무기를 언론에 공유함으로써 저널리즘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는 전 세계 52개 국가와 파트너십을 맺고 기자들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기자들에게 필요한 도구들을 무료로 공개해 공유하려는 시도에서 드러난다. ‘트러스트 저널리즘’이라는 표현으로 자신들의 목표를 설명한 구글 뉴스랩팀이 뉴스가 새로 나오는 것과 동시에 신뢰성을 측정하는 검증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우리 앞에 내놓을 수 있을까.

스티브 그로브 구글 뉴스랩 본부장은 넥스트 저널리즘 스쿨 우승자로 구글 본사를 방문한 우리에게 “기자가 정보 전체를 흔들 수 있는 힘이 있기에 항상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넥스트 저널리즘 스쿨 : 디지털 시대에 맞는 저널리스트를 발굴·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2014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블로터, 구글코리아, 한겨레21이 공동 주최한다. 선발된 수강생은 2주 동안 뉴미디어 시대에 필요한 역량들에 관한 강연을 듣고 주어지는 과제들을 평가해 우승자를 선정한다. 최종 우승자에겐 미국 구글 본사 방문 기회와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 티켓 및 6일간 숙식 비용 전액, 블로터 또는 한겨레21 인턴기자 기회를 제공한다. 우승자로 구글 본사를 방문하면 구글 최고 엔지니어, 담당자들이 우승자 단 2명을 위해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황송한 경험을 할 수 있다.

from Bloter.net http://www.bloter.net/archives/306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