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화 선언 2년, ‘언리얼 엔진’ 매출 ↑ – 수다피플

기술 공유는 득일까, 실일까. 적어도 게임엔진 회사에게는 무료 기술 공유가 득인 듯하다.  에픽게임즈는 ‘상생 모델’을 통해 더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으니 말이다.

게임 및 게임엔진을 개발하는 에픽게임즈코리아가 3월24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에픽게임즈코리아는 지난해 ‘언리얼 엔진’ 매출 실적과 2017년 에픽게임즈코리아의 계획을 밝했다.

게임엔진은 게임 제작에 필요한 요소들을 미리 만들어놓은 ‘코드모음’이다. 쉽게 말하자면 가상 환경을 설정해놓은 것이다. 게임엔진 중에서도 에픽게임즈가 만든 언리얼 엔진은 범용성이 높은 편이다. 편리하고, 세밀한 설정이 가능해 많이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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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모델’로 매출 2배 증가

언리얼 엔진은 초기에 유료로 배포됐다. 그런데 에픽게임즈는 지난 2015년 언리얼 엔진4 사용을 전격 무료화했다. 그대신 매출이 3천달러를 넘으면 초과 금액의 5%를 로열티로 내면 된다. 매출이 없으면? 계속 무료다. 기존 월별 사용료를 없애고 무료로 ‘방류’한 셈이다. 매출이 줄어들지는 않았을까. 답부터 말하면 ‘오히려 늘었다’.

박성철 대표는 “4년 전 에픽게임즈 본사에 가서 언리얼 엔진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라며 “본사가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언리얼 엔진이 무료로 보급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해 사용자와 에픽게임즈 모두에게 ‘윈윈’이 됐다. 

박성철 대표는 “사실 언리얼 엔진의 무료화를 선언한 것은 사운을 건 모험이었다”라며 “하지만 2년 동안 파트너사들의 매출 증가와 이에 따른 우리의 매출 증가는 에픽게임즈의 ‘상생’ 정신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라고 전했다.

에픽게임즈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해 상용화된 게임들의 매출은 11조원을 넘어섰다. 2016년 스팀 플랫폼 매출 전체 상위 25개 게임의 개발 엔진 중 상업적 라이선스를 지원하는 게임엔진은 언리얼 엔진이 유일하다. 모바일게임 부분에서도 언리얼 엔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등장으로 모바일 게임 업계의 트렌드가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된 AAA급 게임’으로 변화했다고 전했다.

VR게임으로 진출 

이달 초 출시한 에픽게임즈의 VR게임 ‘로보리콜’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로보리콜’은 ‘오큘러스 터치’를 구매하면 앱스토어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로보리콜’ 개발에 들어간 모든 기술이 언리얼 엔진4에 적용됐다.

VR게임은 아직 사업성이 높지 않다. 아직은 소비자의 VR 사용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재밌는 게임이 많아질수록, 또 재밌는 게임을 해볼수록 사용자도 늘어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에픽게임즈는 자체 개발 기술을 ‘킵’하지 않고 ‘노하우 위에 또 다른 노하우’를 만들어가면서 게임 시장을 확장해가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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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철 대표는 “게임이 허술하게 나오게 되면 전체 게임 시장이 무너질 수도 있다”면서 “불확실성 높은 시장에 사람들이 뛰어들 수 있게 하는 것이 에픽게임즈의 목표”라고 말했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현재 오픈 베타 서비스가 진행 중인 에픽게임즈의 차세대 MOBA ‘파라곤’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파라곤’은 현재 에픽게임즈 본사의 품질 기준에 맞는 게임으로 다듬어지고 있다. 안구 하나를 만들어도, 각막을 통한 굴절 표현부터 눈동자 외곽선 표현에도 중점을 둔다. 디테일한 부분을 이렇게까지 신경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성철 대표는 “이용자가 알기 어려운 것까지 이렇게 공을 들여야 하나,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흔히 말하는 수익성 높은 게임처럼 ‘타협해라’라고 하면, 내부 인재들이 에픽게임즈를 떠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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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보기만 하는 3D가 아닌, 진짜 3D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예를 들면 어떤 지형에서 스킬을 썼을 때, 스킬이 ‘얼음’이라면 그 얼음이 현실처럼 고체화돼 이를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지형지물이 현실처럼 변화하게 만들고, 게임 내에서 사용자들이 지형지물을 잘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진짜 3D 경험이라는 얘기다.

언리얼 엔진은 게임 외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국내 가상현실 콘텐츠 및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올림플래닛은 언리얼 엔진으로 VR 주택정보 솔루션 ‘아크원’을 개발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도 훈련 교육용으로 언리얼 엔진을 쓰고 있다. 해외에서는 암세포 치료용 신약 개발을 위해 분자 시뮬레이션을 언리얼 엔진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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